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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시     2003-08-23 22:07:46 조회수     9711
제 목     [기상소식] 태풍예측모델의 오차 한계에 도전한다.

 

 


태풍예측모델의 오차 한계에 도전한다

권혁조 / 공주대 대기과학과 교수

   

공주대 권혁조(權赫祚, 46) 교수. 그는 기상청과 매우 친근한 교수이다. 송월동 청사 시절부터 수치예보과와 수치모델연구 프로젝트를 시작했고, 금년 여름엔 기상청 태풍예보지원반을 지원하기 위해 매주 월요일부터 수요일까진 아예 기상청으로 출근한다. 명실공히 국내에서 태풍 분야의 전문가로 불리는 그를 기상청에서 만났다.

  1979년 서울대 천문기상학과를 졸업한 권 교수는 서울대 대학원을 거쳐 미국 일리노이대에서 기상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1989년부터 1996년 공주대로 부임하기 전까지 강릉대 교수로 재직하였고, 현재는 공주대 교수이면서 또한 2001년 문을 연 태풍연구센터의 책임자로 태풍 연구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그는 소탈하고 조용하다. 그러면서도 힘찬 리더십이 있다. 학생들과의 술자리엔 격의 없이 어울리고, 이메일이나 문자로 주고받을 땐 요즘 신세대들이 쓰는 용어를 사용하는 등 교수 특유의 권위의식도 없다. 그런 반면 학생들에게 지도하거나 가르칠 때는 매우 진지하고 엄격하다. 학문에 대한 그의 남다른 열정 때문이다. 여기에 그의 강의는 딱딱하지 않고 재밌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어 시쳇말로 학생들에겐 인기 '짱'인 셈이다.

  대학원 강좌는 주로 밤에 이루어지다 보니 학생들이 수업이 끝난 후 잘 모르는 것을 질문하러 연구실로 찾아가면 새벽에 나올 때가 허다하다. 무엇이든 완벽하게 이해할 때까지 설명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그러나 '대충'을 보아넘기지 못하는 그의 꼼꼼한 성격은 한 가지 문제를 풀고 설명하기 위해 밤을 꼬박 새운다. 그런 끈질긴 지도 덕분일까. 한 학생의 연구가 SCI논문에 게재됐을 때는 학생보다 더 좋아하며 즉석에서 보신탕을 먹으러 가자고 할 정도로 화끈한 면도 있다.

  1997년 권 교수 팀은 태풍진로 예측을 위한 BATS(Barotropic Adaptive-grid Typhoon Simulation) 모델을 개발하여 기상청 슈퍼컴퓨터의 현업 지원 수치모델로 활용하기 시작했다. 또한 2001년부터는 기상연구소의 지원으로 TAPS(Typhoon Analysis and Prediction System)를 개발, 현재 기상청 예보실에서 활용 중이다. 그의 이러한 학문적 성과와 기상청에 기여한 점이 높이 평가되어, 그는 2002년 기상의 날에 국무총리 표창을 수상하기도 했다. 다음은 그와 나눈 일문일답.

 

- 어떻게 대기과학을 하게 되었나.

  원래 사소한 자연 현상도 그냥 지나치지 않는 성격이다. 아무리 작은 변화일지라도 그 원인을 생각해 보고 과학적으로 규명해야 속이 시원했다. 사실 기상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대기 중의 변수는 너무도 많다. 혼돈이론의 기본이 되었던, 북경의 나비 날개에 의한 파동의 전파는 조그만 변수까지 감안이 되지 않으면 기상예측이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그러나 대기상태와 그에 따른 변화를 자연과 가장 가깝게 모사할 수 있다면 그 예측의 오차를 최소화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런 쪽으로 관심을 갖고 연구하다 보니 나름대로 재미와 기쁨을 느끼게 되었다.

- 특별히 태풍예보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는.

  단일 기상현상으로서 태풍만큼 우리 생활에 큰 영향을 주는 것은 아마 없을 것이다. 일반적으로 태풍 하면 피해 쪽만 생각하지만, 사실 물이 부족할 때는 중요한 수자원의 공급원도 된다. 한마디로 연구해 볼 만한 매력덩어리라고 생각했다. 그중에서도 특히 태풍의 진로 및 변화에 대한 예측에 관심이 많았다. 과학도로서 자연현상으로서의 태풍을 관찰하고 연구하며, 더 나아가 정확한 예측을 추구하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이러한 바람(願)이 결집되어 태풍연구센터를 설립하게 되었다.

- 태풍연구센터에서는 무슨 일을 하고 있나.

  태풍에 대한 진로예보, 강도예보, 장기예보 등을 하며, 관측 및 분석방법 등 태풍에 대한 다양한 연구도 수행한다. 과거의 태풍정보와 기후자료는 물론 실시간 태풍정보도 제공하고 있다. 센터에서 직접 태풍예보를 생산하지는 않고, 단지 여러 기관에서 나오는 태풍정보들을 가공하여 비교 분석 자료로 사용하고 있다.

- 앞으로 계획하고 있는 일은.

  이미 현업에서 시험 운영 중에 있는 TAPS 시스템을 보완하여 가능한 한 빨리 완전 현업화되도록 할 것이다. TAPS는 모든 태풍정보를 하나의 시스템으로 집약한 결정체다. 즉, 클릭 한 번으로 과거 유사태풍 자료가 한번에 뜨며, 각 예측모델들의 결과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만든 것이다. 이 시스템이 보완되어 안정적으로 운영된다면 앞으로는 보다 정확하고 신속한 태풍예보를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또한 MM5v3 기반의 무빙 네스트(Moving nest) 기법을 이용한 태풍예측모델을 개발 중에 있다. 이는 태풍 중심 부근을 제대로 모사할 수 있도록 3중 둥지 격자체계를 구축한 것으로 세계에서 유일한 것이며 그 성능도 만족할 만하다.

- 취미 생활이 있다면.

  오랫동안 테니스를 해 왔는데 요즘에는 승마를 배우고 있다. 매우 건전한 스포츠 중의 하나로, 조목조목 살펴보면 만병통치의 지름길 같다. 새로운 묘미가 있다.

- 제자 중에는 현재 기상청에 재직하는 직원들도 많은데, 그들 및 기상청 직원들에게 한 말씀.

  기상청 직원들이 본연의 업무뿐 아니라 각종 스터디 그룹을 만들어 연구하는 자세에 대해 매우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그런 열성이 반드시 좋은 결과로 나타날 것을 믿는다. 앞으로 우리 팀도 계속 대기과학의 발전을 위한 기상청 사업에 적극 동참할 것이며, 특히 태풍예측 모델의 개선을 통해 태풍예측 오차의 한계에 도전할 것이다.

(인터뷰·글 : 기상홍보과 김태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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